•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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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인 줄 알았던 대한민국의 실상이 드러났다. 유명인부터 학생과 주부까지 마약에 손을 대는 등 사회 곳곳에 광범위하게 약물이 퍼지며 우리나라가 마약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졌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확인된다. UN이 정한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경찰청이 발표한 마약류 사범 연령별 검거 현황을 보면 20대가 가장 많고 10대들도 상당수가 마약에 손을 댔다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의 발달로 메신저 앱과 가상화폐를 이용해 익명을 상당히 보장받으며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돼 MZ세대가 마약을 쉽게 접하며 중독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세대를 살려야 한다고 외치는 목회자들이 많은 청년과 청소년들이 빠지고 있는 마약류 문제에 대해서는 예방과 대처 및 치료하는 사역을 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마약 문제의 경우 교회 청년들과는 무관한 문제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 내 청년들을 지키고, 마약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복음으로 감싸 안으며 회복시키는 사역은 시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사역임에 틀림없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나서야 한다. 마약류 사범 중 20대가 가장 높은 아픈 현실 앞에서 교단과 교회가 앞장서 이들을 치료하고 회복시키며 복음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마약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2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병원’ 중 대부분이 마약환자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겉으로 대는 이유는 병상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실상은 치료에 들어가는 금액 중 지방자치단체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병원 측이 국가로부터 받지 못한 미수금이 쌓이는 등 재정적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곳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회복지 사역을 잘 감당해왔다. 이제 마약 중독으로 쓰러져가는 다음세대를 지키고 보호하고 회복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 알콜마약퇴치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손광호 목사(한국알콜중독마약퇴치국민운동본부 이사장)는 기독교계가 마약중독 치료 12단계 프로그램 전문가를 양성해 사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 목사는 알콜중독자의 삶을 살다 목회자가 된 인사라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그는 “미국의 빌 윌슨이 만든 A.A.(Alcoholics Anonymous)에서 12단계의 단주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를 활용한 교육으로 단주에 성공한 사람이 나오자 같은 방식으로 마약을 끊게 하는 N.A.(Narcotics Anonymous)의 사역도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12단계 프로그램은 다양한 중독을 치료하는 미국의 160개 단체에서 쓰고 있다”면서 “이런 검증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중독을 치료하는 12단계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기관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기독교계가 마약 중독 치료를 위한 전문가를 양성해 그들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손 목사는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이 펜타닐에 많이 빠져 있고 이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펜타닐은 LSD와 헤로인보다 훨씬 강력해 2개월 정도 사용하면 뇌가 굉장히 망가지게 된다”면서 “외국의 사례를 보면 마약 중독 인구가 100만 명이 될 경우 2~3년 안에 복용자가 배가 된다. 우리나라도 이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 더 이상 기독교계가 청년들을 방치하면 안 되고 예방과 치료 및 재활 사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사회와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이들이 잘못되지 않도록 보호막이 돼야 한다. 다음세대 양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청년들의 마약 문제에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

 

기독교계가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사회에서 품지 못하는 이들을 교회가 안아줘야 한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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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다음세대 중요하다면서 왜 청년들 마약 문제 해결에는 안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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