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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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핵 반대 문구 편집.jpg
 
통일교 깃발도 보여 ‘충격’
 한기총 “통일교, 타 장소에서 집회하다 이동하며 섞인 것”
 
‘3.1절 기도회’임에도 이영훈 목사 ‘공산주의’ 척결 강조
북한관련 악성루머 의식해 보수성향 드러내는데 집중했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은 3월 1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 지키기 3.1만세운동 구국기도회’를 개최했다.
 
△국가안보 △한국교회 △정치안정 △경제회복 △사회통합 △통일한국을 주제로 열린 이번 기도회에는 한기총과 한교연의 주요 인사들이 나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독교인들이 힘을 모아야할 때임을 강조하며 참석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도회에서 이영훈 목사는 ‘진리와 자유’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통해 예수님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선포하며 이 땅에서 공산주의 및 국민을 어둠에 몰아넣는 흑암의 권세가 떠나가길 기원했다.
 
이번 3.1절 구국기도회는 표면적으로는 구국집회로 보였지만 기도회 후 같은 무대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의 행사가 바로 이어져 양 단체가 맥을 같이 하는 행사라는 인상을 줬다.
 
특히 탄기국 측 인사는 “이번 구국기도회 1부 행사를 진행해주신 이태근 목사님께 큰 박수와 함성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며 한기총과 한교연이 진행한 구국기도회가 탄기국 행사와 연속성을 갖는 것처럼 표현했다.
 
2.구국결사대.jpg
 
탄핵 기각 위한 ‘한국기독교성직자구국결사대’ 등장
이날 탄기국 측 행사에는 ‘한국기독교성직자구국결사대’라는 조직도 등장해 탄기국과 기독교계가 관련이 있는 듯 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기독교성직자구국결사대’의 이름으로 연설한 진택중 목사(사단법인 한국기독교지도자연수원 이사장)에게 단체의 목적에 대해 묻자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해 기도하는 단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적인 목적이 분명한 집회에 한기총과 한교연이 함께 하는 것으로 보이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구국기도회를 주최한 한기총과 한교연은 탄기국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들은 “구국기도회 순서에는 탄핵과 관련한 것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다. 구국기도회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기도회는 순수한 목적의 기도회”라며 “우리와 탄기국은 상관이 없기에 구국기도회 광고시간에도 이번 행사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주최하는 것이고 이외의 단체가 함께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밝혔다. 탄기국과 연관 지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수 참석자들, 기도회 끝난 후 탄기국 집회 그대로 참여
한기총과 한교연은 3.1절 구국기도회가 탄기국과 상관없는 별도의 행사였다고 하지만 참석자들을 보면 이들의 주장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여러 참석자들이 탄핵반대 문구와 탄기국이 표시된 팻말 및 박근혜 대통령이 인쇄된 대형 깃발을 들고 참여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기도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라면 그런 팻말과 깃발을 들고 올 이유가 없다.
 
또한 참석자들이 순수하게 구국기도회를 위해 모인 것이었다면 기도회가 끝난 후 모두 돌아갔을 텐데 많은 수의 참석자들이 기도회 후에도 탄기국 집회에 그대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3.기도회-통일교.jpg
 
이번 행사에서는 통일교 깃발도 보여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한기총 측은 “3월 1일에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집회를 한 단체는 네 개 정도 된다. 통일교 사람들은 시청 쪽에서 집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긴 무대도 우리의 반 정도였고 앰프와 마이크 시설이 좋지 않아 잘 들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우리 쪽에서 큰 함성이 들리니 그들이 우리 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이었다. 크게 소리 나는 쪽으로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기총 측은 “기도회 광고에서도 밝혔듯이 구국기도회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주최한 것이고 타 종파나 타 단체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교연은 “이번 기도회는 한기총에서 비용도 다 내고 인원동원도 다 하기로 했으며 순수하게 기도회를 하자고 제안해 참여하게 된 것이다. 양 단체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는 차원에서 함께한 것”이라며 “통일교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고 했다.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평가 엇갈려
기도회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오고 있는데 참석한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평은 엇갈렸다.
 
한 참석자는 “순수한 기도회인줄 알고 참석했는데 탄핵 반대에 대한 문구가 적혀있는 깃발이 많이 있어 당황했다. 그리고 기도회가 끝나고 바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려 기도회가 탄핵반대집회에 이용당한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반해 다른 참석자는 “기독교인들이 하나 돼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 좋았다. 특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이영훈 목사님의 설교에 큰 은혜를 받았다”면서 “우리가 한 마음이 돼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도 이런 뜻 깊은 행사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을 목회자라고 밝힌 참석자는 또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3.1만세운동 구국기도회였는데 이영훈 목사의 설교 중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이 상당히 많았다.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주요 메시지에서 3.1운동과 연관이 깊지 않은 부분을 이야기해 좀 의아했다”면서 “요즘 북한과 관련한 이영훈 목사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말이 퍼지니 그걸 너무 의식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는 구국기도회 전부터 제기된 의혹 내용과 비슷한 맥락이다. 의혹의 주요내용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이자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에 대해 최근 북한과 관련한 자극적인 내용의 악성루머가 퍼지자 이 목사가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보수 성향 집회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순수 기도회를 하는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한바 있다. (관련기사 링크 : 한기총·한교연 공동주최 ‘3.1절 기도회’ 탄기국과 상관없나?)

다른 목회자는 이번 기도회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교총이 출범한 상황에서 한기총과 한교연 대표진이 함께 이런 행사를 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안 좋은 말이 나온 부분도 있었지만 한국기독교계의 하나 됨을 위한 실제적 움직임이었기에 좋은 행사였다고 평하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기총, 의혹 불식 위해 지출내역 상세히 공개해야
한편 한기총이 모든 비용을 부담한 이번 3.1절 구국기도회가 현수막만 바꿔달고 탄기국과 같은 무대를 사용하며 진행되자 한기총과 탄기국 간에 연관성이 있지 않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무대 설치비용과 음향장비 세팅 비용 등을 양측이 나눠 냈다면 두 단체가 이번 집회에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고 한기총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면 한기총은 의혹의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영훈 목사 측은 이번 구국기도회를 위해 1억5천만 원을 냈다고 하는데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주최 측인 한기총에서 이 금액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지출내역을 영수증과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구국기도회의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한기총 사무총장 박중선 목사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내용을 적어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그는 내용을 확인하고도 답을 하지 않았다. 박중선 목사의 답변이 있을 경우 추후 기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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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도회에 휘날린 ‘탄핵 반대’ 팻말과 ‘박근혜 대통령’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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