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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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jpg▲ 교단장회의 실무진은 7월 15일 ‘달개비’에서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한교총은 대형교단 중심 운영 주장, 한교연은 소형교단도 중시
한교총 실무진 중심으로 주도권 다툼 나설 것이라는 주장 나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과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가 통합을 결정하며 ‘한국기독교연합회(이하 한기연)’를 출범시키기로 한 가운데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단체가 운영방식의 기본방향이 다르기에 이에 대한 조율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이 나오고 있고 ‘한기연’이 창립될 경우 대형교단 위주로 구성된 한교총과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이하 교단장회의) 세력이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은 대형교단 위주로 구성된 한교총과 교단장회의 세력이 이전부터 한국교회의 대부분이 자신들 교단에 속해 있다고 주장하며 작은 교단들을 배제한 대형교단 중심의 연합단체가 필요함을 역설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기연’이 설립된 후에는 작은 교단들이 대형교단 중심의 한교총 세력에 밀려 연합기관에서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

소형교단과 ‘협치’하는 한교연, ‘대형교단’ 중심의 한교총
현재 한교연은 대형, 중형, 소형 교단이 가, 나, 다 군으로 분류돼 순번제로 대표회장을 하고 있다. 이 대표회장 순번제는 7.7정관의 핵심이다. 그러나 한교총은 7.7정관을 바탕으로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7.7정관의 핵심가치인 대형교단과 소형교단이 번갈아 대표회장을 하는 구조를 거부하며 대형교단으로 구성된 상임회장단 체제를 주장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교총의 주장대로 할 경우 소형교단은 대표회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받지 못한다. 연합기관에서 확실히 변방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렇듯 한교연과 한교총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한교총의 다른 이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교단장회의는 연합사역을 하는데 있어 기본정신이 확연히 다르다.

양 단체는 회의 방식도 다르다. 대형교단과 소형교단의 연합과 소통 및 협치를 중요시하는 한교연은 창립 초기부터 모든 회의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록 그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아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그나마 다른 연합기관보다는 공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교총과 교단장회의는 다르다. 이들은 회의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들 모임 중 각 교단의 총회장이 모이는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한 후 유관재 목사(기침 총회장, 한교총 대변인)가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며 그나마 소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무 책임자들인 각 교단 총무들 모임의 경우 회의를 공개하지 않고 브리핑도 거부한다.

7월 15일 서울 시청 앞 달개비에서 열린 ‘교단장회의 22개 교단 총무단 및 실무자 전체회의’ 역시 비공개였다. 이들은 기자를 회의장 밖으로 내몰며 밀실에서 논의하는 모습을 보였고 회의 후 브리핑도 거부했다.

언론에 공개를 꺼리는 모습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더 우려되는 것은 벌써부터 한교총 및 교단장회의 세력이 ‘한기연’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실무진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교총과 교단장회의 소속 총회장들은 대부분이 9월 총회에서 바뀐다. 이와 달리 총무와 사무국장들은 수년간 자리를 유지하며 연합기관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사실상 실세인 이들이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는 중심에 있는 것이다.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벌써부터 단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력화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예장대신(백석) 교단을 둘러싼 달갑지 않는 시선
한교총 및 교단장회의 소속 실무진 모임의 참석자에 따르면 그들 중 예장대신(백석) 교단 측 인사가 상당히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예장대신(백석) 측은 그동안 실무진 모임 뿐 아니라 교단장 모임에서도 강경한 발언을 하며 모임을 주도하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예장대신(백석) 교단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교단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계 전반에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연합사역이 필수기에 예장대신(백석) 교단은 최근 연합활동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교총과 교단장회의 뿐만 아니라 초교파적 총무들의 모임인 한국기독교단총무회를 창립하는데 힘을 쏟는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체 통합과 관련해 예장대신(백석) 측은 한국교회가 하나 돼 대사회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야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한교총과 교단장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백석 교단은 이미지 회복을 위해 교계를 아우르는 연합기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기에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헌신하려한다는 느낌보다는 교단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백석 측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 모임에서 강하게 발언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종종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계의 연합을 위한 순수한 헌신이라면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는 게 정상일 텐데 지금 외부에서는 예장대신(백석) 교단의 행보를 달갑게 보는 분위기가 아니다. 안 그래도 예장대신 교단의 분열에 일조하며 그들 중 일부와 통합해 교단 분열 책임론까지 일었던 예장대신(백석) 교단이 모순적이게도 ‘연합사역’을 주도하려 하니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소형 교단 소외되지 않는 진정한 통합 가능할까?
새로 태동되는 ‘한기연’을 둘러싸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형교단과 소형교단의 소통 및 협치를 중요시하는 한교연과 대형교단 위주의 운영을 주장하는 한교총을 두고 양 단체의 통합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될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높아가고 있다.

한국기독교계의 하나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기쁜 일이지만 단체 통합 후 작은 교단들이 소외된다면 이는 ‘기독교계 전체의 연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양 단체가 어떤 모습으로 진정한 하나됨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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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연과 한교총, 부작용 없는 통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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