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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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관련 입장차이로 인한 문제 불거질 수도
한교총 7.7 정관 도입 주장하며 정작 핵심내용 변경
한교연처럼 또 다른 연합단체로 독자세력화 할 가능성 있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으로 분열된 기독교계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단체인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가 지난 9일 출범했다.
 
한교총은 한기총 7.7 정관을 기본 틀로 삼고 향후 5년 간 대표회장 선거 없이 예장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예장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 기감(감독회장 전명구 목사) 교단이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으며 7개 교단(예장합동, 예장통합, 기감, 예장백석대신, 기하성, 기성, 기침)이 상임회장단을 구성해 활동하기로 했다.
 
한교총 출범은 표면적으로는 분열된 한국기독교계에 재연합의 기초를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적으로는 많은 이들에게서 우려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한교총 출범 과정에서 나타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대형교단의 막무가내식 주도에 많은 이들의 우려가 있었고 한교연처럼 다른 연합단체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하고서는 또 다른 연합단체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냐는 말이 많은 이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이에 한교총 출범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이를 바라보는 여러 우려의 시선을 분석해봤다.
 
“한교총, 한기총 분열 당시처럼 ‘힘의 논리’로 주도”
한교총에 대해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기관 통합의 주체인데 왜 몇몇 교단들이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통합을 주도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교총 참여교단들은 자신들이 한국기독교계를 이끄는 대형교단이고 한국교회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면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교총의 주장에 대해 비판하는 인사들은 “한교총의 주장은 전형적인 힘의 논리다. 연합기관이 분열된 것은 대형교단들이 힘의 논리로 싸운 결과인데 여전히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양 기관 통합은 힘의 논리가 바탕이 돼서는 안 된다. 통합의 주체는 당연히 당사자인 한기총과 한교연이 돼야 한다. 특히 한교총의 3대 공동대표 교단인 감리교는 한기총과 한교연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교단인데 무슨 이유로 통합을 주도하려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교연이 9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한교총 출범예배에 불참한 것은 현재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한교총 참여교단들은 양 기관 통합의 주체 중 절반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한 반쪽짜리 출범식이 성공적이었다며 한국기독교계 연합운동에 새로운 초석을 놓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를 보며 외부에서는 한교총이 무엇을 통합하려는지 망각한 것이거나 한교연은 애초부터 통합의 고려 대상이 아닌 새로운 단체를 출범시키기 위한 명분용 이용대상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회개 없는 분열 주체 교단들, 오히려 통합 주도
한교총 출범과 관련해 주요 교단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기총 분열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인사는 예장합동 교단 소속이었고 한기총을 깨고 나가 한교연을 만든 주 교단은 예장통합이었다. 특히 예장통합 교단은 별도의 단체를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해놓고 한교연을 사단법인화 하는데 앞장서 한기총과의 분열을 공고히 했다.
 
즉 합동과 통합 교단은 분열에 있어 가장 책임이 큰, 원죄가 있는 교단인데 이 두 교단은 한기총과 한교연 분열 사태에 대한 사과와 통렬한 회개 없이 이번 한교총 출범을 주도했다. 분열에 대한 책임 통감 및 회개 없이 오히려 자화자찬하며 출범식을 가진 것이다.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계 드러난 7.7 정관을 기본틀로?
한교총이 출범예배에서 한기총의 7.7 정관을 기본틀로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7.7 정관은 대표회장 순번제가 주요 내용인데 한교연을 보면 그 폐해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연합단체의 대표를 맡기에 적절치 않은 교단과 인사가 대표회장을 맡아 그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교연 제3대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다. 한영훈 목사는 예장한영 교단 소속으로 이 교단은 원래 오순절파인 하나님의교회(Church of God) 계열 교단이었으나 어느 날 장로교단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교단이 한교연의 대표가 되니 안 그래도 말이 있었는데 한영훈 목사는 업무상 횡령혐의가 인정돼 2014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세인들의 구설에 올랐다.
 
7.7 정관에 따라 순번제로 선출한 다른 대표회장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한교연 제2대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와 제4대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는 임기 중 한국기독교계에 내세울만한 뚜렷한 업적 없이 퇴임했고, 제5대 대표회장인 조일래 목사는 한국기독교계 대부분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턴업운동’만 하다가 임기를 마쳤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것이 7.7 정관에 따라 대표회장 순번제를 한 결과다.

7.7 정관 내용과 상반된 한교총 상임회장단 구조의 모순
한교총 7개 상임회장 교단의 독식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7.7 정관의 핵심인 대표회장 순번제는 작은 교단도 대표회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본 취지인데 한교총은 5년 동안 7개의 대형교단으로 구성된 상임회장단에서 매년 3개 교단이 공동대표직을 맡기로 했다.
 
한기총(66개 교단, 14개 단체)과 한교연(38개 교단, 9개 단체) 전체 회원 교단 중 극소수에 해당하는 교단들이 최고위 자리를 5년간 독식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7.7 정관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면서도 7.7 정관의 가장 핵심 내용인 대표회장 순번제의 취지는 살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한교총 스스로 모순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기감 전명구 감독은 4년간 상임회장 맡아 단체 주도 가능
7.7 정관과 관련해 한교총을 이끄는 3대 공동대표 교단 중 감리교가 들어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교연이 7.7 정관을 바탕으로 해서 세워졌을 때 감리교는 한교연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금의 한교총 출범 상황과 이전의 한교연 출범 상황은 7.7 정관 정신을 외치는 것이 똑같은데 당시 한교연에 합류하지 않은 감리교가 이번에는 무슨 이유로 참여하는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7.7 정관과 상관없는 감리교가 3대 공동대표 교단을 맡으며 한교총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니 감리교가 주도하는 새로운 연합기구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돌고 있다.
 
한교총 출범을 지켜본 연합기관의 한 인사는 “대형교단 총회장은 모두 1년 임기의 총회장이기에 1년 후 실권이 없어진다. 하지만 감리교의 전명구 감독회장은 임기가 4년이다. 전 감독은 한교총에서 4년 동안 연속으로 교단장 권한을 갖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 한교총의 시스템은 전명구 감독회장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체제기에 전 감독이 앞장서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여러 문제점 노출한 한교총 주도 통합
한교연은 출범 당시 새로운 단체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한교총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단체의 출범수순이 너무나도 닮아있다. 기시감을 느낄 정도다. 그러니 많은 이들이 또 다른 연합단체를 만들기 위해 한교총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다.
 
특히 대형교단들이 통합 논의에 있어 작은 교단들을 소외시키고 또한 통합의 주체를 배제한 채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이니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연합기관에서 오랫동안 사역한 인사들은 현재 한교총 주도의 통합은 문제가 있기에 통합작업은 해당 기관과 교단이 주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해 연합기관의 한 인사는 “한기총 분열 전 후의 상황을 보면 합동 교단을 제외한 모든 교단들은 한기총과 한교연에 나뉘어 소속돼 있다. 그러니 합동 교단과 한기총 및 한교연이 모여 통합논의를 하면 된다. 그런데 왜 분열 전 한기총 소속이 아니었던 감리교단이 통합 논의에 끼어들어 주도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거의 대부분이 보수신학 성향을 가진 교단들이 모인 곳에 색채가 확연히 다른 감리교단이 나서 통합 작업을 하니 WCC와 관련한 신학적 입장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보수 성향 교단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벌써 합동 교단  내에서는 김선규 총회장이 WCC에 참여하는 교단과 연합하려 한다고 공격받고 있다. 한교총 주도의 연합은 명분에 있어서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실제적으로도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조심스럽게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통합 교단의 경우 한교연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유력 인사가 현 총회장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총회에서 한교총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다른 교단들도 총회의 허락을 구해야 하는데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경우 정기총회에서 현 총회장의 뜻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렇기에 한교총 주도의 통합 작업은 불안한 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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