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2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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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호덕 총장(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최근 한국기독교계는 사회로부터 온갖 지탄을 받으며 내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여러 담론이 이뤄지고 있다. 개혁 방안으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통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최근 한국기독교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에 있어 목회자들이 제대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기 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신학교에서부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사들 중에는 외국의 신학교육을 경험한 이들이 많다. 해외파 학자들은 한국의 신학교육과 목사 안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정해야 할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이에 한국과 외국에서 신학교육을 모두 경험한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권호덕 총장을 만나 신학대학교와 한국기독교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단기간에 목회자 배출하니 전문성 결여돼
권호덕 총장은 한국과 독일에서 모두 신학 교육을 받은 인사다. 그는 국내에서 총신대학교를 졸업했고, 이후 독일 뮈스터대학교에서 Mag.theol,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Dr.theol 학위를 받았다.
 
인터뷰에서 권 총장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우리나라의 신학교육이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단기간에 목회자를 배출하다보니 신학교육에 있어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힘들다”며 독일과 한국의 경우를 비교해 설명했다.
 
권 총장은 “독일의 경우 6~7년의 신학교육을 받은 후 석사과정 시험을 치르고 3년간 인턴과정을 통해 설교, 장례예식 등 교회에서 실제로 사역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습득 후에야 보조목사로 안수 받는다. 또한 신학생들은 인턴 기간 중 설교자 학교에 다니며 성경 본문을 주석하는 방법을 심도 깊게 배워 전문적인 설교자로 준비돼 간다. 이렇듯 독일에서는 10여년의 철저한 교육을 통해 목회자를 배출한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반 학부를 나온 후 M.div 과정 3년 정도만 신학공부를 하고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면, 1년 후에 목사 안수를 받고 사역을 시작한다. 물론 이보다 더 단축된 기간 안에 목사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목회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이들이 현장에 뛰어드니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총장은 신학 교육 내용에 있어서도 한국과 독일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원어 교육을 강조한다.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바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원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신학생들이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성경 원어를 모르면 정확한 성경주석을 하지 못해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 결과 인간의 소리를 하게 돼있다. 성경을 이용해 내 말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신학교에서 원어교육과 성경주석 하는 법을 잘 가르쳐 신학생들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성도들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권총장은 원어 교육뿐만 아니라 폭넓은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신학생들이 인문학을 비롯해 다양한 학문을 배우도록 해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가르친다. 그러니 독일에서는 개신교 신학자를 학문적으로 최고 수준의 학자로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신학만 강조하고 타 학문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크다”며 “이런 환경에서 교육받은 신학생들은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학교에서 하나님에 대해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해서도 잘 가르쳐야 한다. 성경에 근거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학교에서 하나님에 대해 가르치는 것만 강조하고 인간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소홀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계 회복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개교회주의 벗어나야 한다”
권 총장은 한국기독교계의 회복을 위해 목회자들의 태도가 달려져야 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내 교회만 성장하면 된다는 개교회성장주의에 빠져 한국기독교계 전체가 흔들리는데도 뒷짐 지고 있으면 안 된다. 그런데 신학생들은 한국교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변화를 위해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목회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문제를 알고 있다고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배우려 들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세미나를 열면 신학자와 신학생들은 많이 와도 목회자들은 별로 오지 않는다. 그들은 목회 요령을 배우는 세미나에는 잘 참석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목회자들이 내 교회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면서 “한국기독교계의 회복을 위해 신학교와 교회, 목회자들이 모두 실천적인 모습을 보이며 뜻을 모아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선한 모습을 나타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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