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및 WEA 서울총회 반대연합, 기자회견 갖고 강력 규탄
- “WEA는 종교혼합주의, 교류·협력·가입 일절 금해야”
- 신학 교수들 WEA 서울총회 개최 불가 10개 사유 발표
WEA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신학위원장 문병호 교수, 이하 WEA반대연합)는 지난 15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경환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WEA 서울총회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WEA의 신학적 문제를 비롯해 합동 총회 결의 위반 및 월권 문제 등을 지적하며 교류, 협력, 가입을 일절 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A반대연합은 “10월 개최를 추진 중인 세계복음주의연명(WEA) 서울총회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으며 많은 교회와 성도가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다시 상고하면서 WEA 문제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천명하고 서울총회가 불가함을 알리며 그것을 속히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자 한다”면서 ‘10가지 불가 사유’를 밝혔다.
WEA반대연합은 “WEA서울총회는 개최 자체가 불가하다. 오정호 목사가 담임하는 사랑의교회가 WEA서울총회를 주도하고 있는데 소속 교단인 합동 측이 WEA에 가입해 있지도 않음에도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2013년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명성교회가 주도한 것은 소속 교단인 통합 측이 WCC에 가입돼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교회가 그 속한 교단이 가입하지도 않은 세계 기구의 총회를 주최할 수 있나? 그 발상 자체가 불가하고 중대한 월권이며 권한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신학적인 부분도 지적했다. 이들은 “WEA는 복음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복음을 변질시키는 신복음주의자들의 단체다. 그렇기에 보수 교단은 WEA에 동조하거나 가입하지 않는다. 미국의 OPC(Orthodox Presbyterian Church, 정통장로교회)를 비롯해 PCA(The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미국 장로교)와 RPCNA(Reformed Presbyterian Church of North America, 북미 개혁 장로교회)도 WEA에 가입한 적이 없다. 미국의 침례교도 가입하지 않았다”면서 “WEA의 신학적 정체성은 ‘신학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그 위원장을 역임했던 부르스 니콜스, 롤프 힐레, 토마스 쉬르마허는 자유주의 신학과 신정통주의 신학에 개방적이고, WCC와 협력을 추구하며, 상황화 신학을 수용한다. 로마 가톨릭에 친화적인 인물들로서 WEA의 신복음주의 노선을 강화해 왔다”고 했다.
특히 “WEA는 성경의 영감과 무오 및 유일한 권위와 자증성을 거부한다. WEA는 헌장을 채택할 당시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무오’와 ‘무류’ 논쟁에서 ‘무류’ 편에 섰는데 이는 ‘성경 자체’가 아니라 ‘성경 적용’에 있어서 오류가 없다는 입장으로서 칼빈, 바빙크, 워필드 등 정통 개혁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성경 영감과 성경 자증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주의 성경 비평을 받아들이고 신정통주의 성경관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박형룡 박사는 ‘WEA가 성경에 대한 파괴적 비평을 감행하고 신자유주의 운동을 하고 있으며 자유주의의 성경유오설로 건너가는 태도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WEA가 ‘무류’를 내세우는 데는 로마 가톨릭에서 주장하는 ‘교황과 교회의 무류성’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그 증거가 바로 로마 가톨릭과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대화와 일치를 위한 연계”라고 했다.
WEA의 에큐메니칼적인 행보도 규탄했다. 이들은 “WEA는 WCC와의 교류와 협력 및 일치를 강화하고 ‘에큐메니칼 동참’을 운운하며 WCC와 더욱 동화돼 가고 있다. WEA는 초기부터 WCC와 회원권을 공유한 사람들이 다수를 점했다. 2013년 WCC 제10차 부산총회는 WEA가 WCC와 동류이며 민감한 사안에 대해 서로 입장을 같이 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줬다”면서 “WEA는 ‘WCC 에큐메니칼 해석’에 동조해 성경의 권위를 전통에 따른 해석에 종속시키고 WCC의 ‘BEM 문서’라고 불리는 ‘세례와 성찬과 직제 문서’에 제시된 성례주의적 교회 일치 개념에 우호감을 드러냄으로써 개신교의 교리적 근간에서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WEA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 역점 사업을 로마 가톨릭과의 ‘에큐메니칼 대화’를 통해 신학과 활동에 있어서 협력과 일치를 이루는데 뒀다. 로잔대회 이후 WEA 신복음주의자들과 로마 가톨릭 신학자들의 신학적 소통이 ‘복음주의-로마 가톨릭 선교 대화’로 이뤄졌고 그 결과물이 ‘복음주의-로마 가톨릭 선교대화, 1977-1984 :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출판됐다. 그리고 WEA 신학자들과 로마 가톨릭의 PCPCU(Pontifical Council for Promoting Christian Unity, 기독교의 하나 됨 증진을 위한 교황위원회) 모임이 계속됐으며 ‘교회, 복음화, 코이노니아의 결속 : 가톨릭 교회와 WEA의 국제회의 보고서’가 작성됐다. 2011년에는 로마 가톨릭이 제안한 ‘새로운 복음화’ 개념을 받아들여 천명한 성명서 ‘복음주의 : 복음주의 신앙의 특성’을 작성했다”면서 “WEA와 로마 가톨릭은 서로 간의 신학적 일치를 위해 ‘복음주의자들과 로마 가톨릭주의자들이 함께 : 세 번째 천년기의 기독교 선교(약칭 ECT)’라는 이름의 모임을 계속했다. 이 회의들을 통해 로마 가톨릭의 성경론, 신인합력 구원론, 마리아론을 논의했고 기독교 밖의 구원과 강제 개종 금지 등에 대한 입장 수렴을 모색했다. 그리하여 작금의 WEA는 로마 가톨릭 교구에 WEA의 완전한 회원권을 주는 것을 ‘원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또한 이들은 “WEA는 신학과 교리를 불문해 세계 교회의 일치를 도모하는 포용주의와 혼합주의를 넘어서 다원주의로 향하는 에큐메니칼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계기독교포럼(Global Christian Forum, 이하 GCF)은 WCC와 로마 가톨릭과 WEA가 중심이 돼 신흥교회들과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도 대거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천명하고, 교리를 묻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종교다원주의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면서 “GCF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와 함께 ‘우리의 공동신앙’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WEA는 WCC와 로마 가톨릭 사이의 삼자 대화와 GCF 등의 활동을 통해 점차 복음주의의 옷은 벗어 버리고 에큐메니즘의 옷을 입게 됐는데 그 결과물이 로마 가톨릭과 WCC와 WEA가 5년간의 연구 후에 2011년 공표한 ‘다종교 세계의 기독교 증언 : 행위를 위한 권고들’이었다. 여기서는 다원 세계에서의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표방하고 다른 종교에 대한 호혜를 주장함으로써 사실상 복음 전도와 선교의 유예를 선언했고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가 드러난다. 이런 조류에서 2019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WEA 총회에서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모든 이의 종교적 자유를 지지한다’라고 선언했고, 2020년 4월에 발행된 WEA 뉴스레터에서는 종교 자유 문제를 다루기 위해 무슬림과의 협력을 시작했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WEA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WEA의 정체는 의장 및 사무총장, 분과위원장, 기구 대표자, 관계 신학자들의 면면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들 중 다수는 WCC 회원을 겸하고 로마 가톨릭과의 우호를 과시하며 최근에는 이슬람교와 신사도 운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WEA 대표자들과 실무자들의 이러한 행보는 갈수록 더 과격하고 노골적이어서 심지어 그 내부에서조차 유럽의 교회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반감이 표출됐다”면서 “WEA 의장 굿윌 샤나는 ‘사도’라 칭하고 있는데, 그는 정규 신학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그 자신의 신학적 근거 자체가 전무하거나 모호하고 신사도 운동과 종교다원주의 및 이단성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샤나는 자신을 ‘케네스 E. 해긴의 아들’이며 해긴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영적 아버지라면서 해긴파라 했다. 케네스 해긴은 ‘하나님이 나를 선지자의 사역으로 부르셨다’면서 ‘(나는) 국제적인 선지자’라고 한 사람이다. 굿윌 샤나 박사는 신사도 운동가 신디 제이콥스와 함께 Empowered21의 정회원이며, 아프리카사도협의회(CAA) 짐바브웨본부 설립 멤버였고 2025년 9월 현재까지 그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WEA 서울총회 주제인 ‘모든 이에게 복음을 2033을 향하여(The Gospel for Everyone by 2033)’는 로마 가톨릭이 선도하는 ‘글로벌 2033(Global 2033)’의 주제와 같다. 또한 신사도운동 단체인 ‘Empowered21’이 추구하는 2033년 비전과도 유사함을 보인다”면서 “이로써 WEA가 그동안 추진해 온 로마 가톨릭과의 연합과 일치 및 근래 신사도주의자들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졌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WEA 서울총회 측이 공개 신학 토론을 거부하는 것도 규탄했다. 그동안 공개 토론을 요구해 왔으나 WEA 서울총회 측이 이를 거부하고 일부 매체나 자기편을 지지하는 모임을 내세워 아전인수격으로 변명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금이라도 WEA 서울총회 측은 공영 매체를 통한 공개토론에 떳떳하게 임하길 바란다. 모든 교회와 성도의 알 권리를 마땅히 충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드린 예배는 김정환 사무총장의 인도로 시작됐고 박홍자 장로(명예회장)의 성경봉독에 이어 고경환 목사가 설교했으며 맹연환 목사(WEA반대연합 대표회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이날 고경환 대표회장은 “개신교는 프로테스탄트(protestant), 라틴어로는 프로테스타리(protestari)라고 한다. 그 의미는 ‘항의하다, 저항하다’이다. 비성경적·반성경적인 것에 저항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WEA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은 종교혼합주의다. 진리에 있어서는 어떤 타협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