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4(금)
  • 전체메뉴보기
 
w한교총 제1회 정기총회.jpg
 
한국기독교계가 또 다시 분열됐다. 예장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 감리교(감독회장 전명구 감독), 기하성 여의도(총회장 이영훈 목사) 교단이 주도해 ‘제4의 연합단체’를 출범시킨 것이다.

위 네 개 교단을 비롯한 30개 교단은 5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회 정기총회를 갖고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을 만들었다. 지난 1월 9일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 출범 감사예배를 드린 후 약 11개월 만에 정식기구로 조직을 재정비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8월 16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과 함께 창립총회를 갖고 ‘한국기독교연합’을 출범시켰으나 이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별한 후 자신들 세력만으로 한교총을 만들었다.

그런데 한교총은 제1회 정기총회부터 불법으로 얼룩졌다. 총회에서 전계헌 목사(예장합동), 최기학 목사(예장통합), 전명구 감독(감리교), 이영훈 목사(기하성 여의도)를 공동대표회장으로 세웠는데 취재결과 이는 정관과 임원인선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회장 순번제 어기고 ‘가’군 차례에 ‘나’군 인사 포함
정관 제14조를 보면 대표회장은 “총회에서 임원인선규정에 의해 추대한다”고 나와 있고, 운영세칙 제8조에도 “대표회장의 자격과 추대의 절차는 임원인선규정으로 정한다”고 기술돼 있다.

임원인선규정 제5조에 따르면 대표회장은 후보 순번제를 따라야 한다. 순번제를 적용하면 이번 총회는 제1회 정기총회이므로 대표회장 후보가 ‘가’군(5천 교회 초과 교단)에서 나와야 하는데 ‘가’군이 아닌 ‘나’군(5천교회 이하 1,001교회 초과 교단) 소속 인사가 1명 포함됐다. 기하성 여의도 교단의 이영훈 목사다.

전계헌 목사, 최기학 목사, 전명구 감독은 모두 ‘가’군이므로 문제가 없지만 이영훈 목사는 ‘나’군 인사기에 대표회장이 될 수 없는데 공동대표회장이 된 것이다. 왜 이런 불법이 자행된 것일까?

이는 정기총회 직전 열린 상임회장단 회의에서 이영훈 목사를 급하게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한교총은 ‘제1회 정기총회’ 개최 직전에 서울 연지동 ‘가나의집’에서 상임회장단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 기하성 여의도 측은 교단 총회장인 이영훈 목사를 공동대표회장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정기총회를 ‘3시간’ 앞둔 상황에서 말이다.

당초 공동대표회장은 전계헌 목사, 최기학 목사, 전명구 감독으로 내정돼있었다. 그러나 예장대신백석 교단의 증경총회장 이종승 목사가 이영훈 목사도 공동대표회장이 돼야한다고 주장했고 한국기독교계 연합사역에서 상당한 재력을 자랑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기하성 여의도 교단도 이영훈 목사가 공동대표회장을 맡게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해 논의 끝에 공동대표회장에 포함됐다.

토의 중 기하성 여의도 교단은 한기총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도 나타내며 공동대표회장이 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래서 정기총회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대표회장이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대표회장 순번제를 간과했다. 정기총회를 몇 시간 앞둔 상황이기에 후보 자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훈 목사가 정관을 어긴 것은 이외에도 다수다. 임원인선규정에 따르면 대표회장 후보자는 소속 교단의 추천서를 비롯해 발전기금 5천만 원 납입필증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도 제출된 것이 없다.

제출서류와 관련해 규정을 어긴 것은 다른 대표회장 후보들 역시 마찬가지인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한 상임위원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해도 정관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기총회에서 총회원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는 전혀 없었다. 총체적인 불법인 것이다. 

한교총 “이번에만 회칙과 상관없이 공동대표회장 구성”
정관 수정 안 하고 총회에서 회원들 동의도 구하지 않아 
이영훈 목사가 정관을 어기고 불법적으로 공동대표회장에 들어간 것에 대해 입장을 물으니 한교총 측은 “상임위원회에서 이번에는 회칙과 상관없이 그렇게 하자고 결의해서 그런 것이다. 올해만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해도 이는 정관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불법이다. 합법적이기 위해서는 정관과 임원인선규정을 수정한 후 결의를 시행했어야 하는데 ‘제1회 정기총회’에서 정관 수정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항을 수정하지 않았다.

백보 양보해서 상임위원회가 정관에 위배되는 결의를 시행할 수 있다고 가정해도 문제가 있다. 그럴 경우 상임위원회가 정관을 넘어서는 결의를 했음을 정기총회 석상에서 밝히고 이에 대해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번에만 규정과 상관없이 공동대표회장을 인준하기로 했다”는 것을 총회에서 밝히고 회원들의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이성희 목사는 이를 회원들에게 고지한 적도 없고 뜻을 물은 적도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지적하자 한교총 측은 “솔직히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원래 공동대표회장은 세분이 하는 것으로 돼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이영훈 목사가 공동대표회장에 추가돼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제4의 연합단체를 출범시키며 한국기독교계를 분열시키는 마당에 이런 불법이 뭔 대수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단체의 대표를 불법으로 뽑은 것은 단체 구성원들의 수준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치명적인 오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회원 중 한 명이 이영훈 목사의 공동대표회장 자격에 대해 법적 판단을 구할 경우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다. 하지만 회원들이 불법을 눈감아주고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그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과의 소통 거부하는 한교총 대변인이 불러온 참사
한편 이번 사태는 예방 가능한 것이었지만 한교총 측이 언론과 소통하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에 발생한 측면이 있다.

<크로스뉴스>는 정기총회 3시간 전에 열린 상임회장단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회의 장소를 찾았지만 입구에서 통합 측 목회자가 기자를 가로막았다. 그는 한교총 대변인 변창배 목사가 취재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변창배 목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는 메시지를 읽고 답을 하지 않았다. 대변인이 언론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이다.

당시 기자가 취재를 했다면 정관에 위배되는 결의를 한 것에 대한 질의를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총회 석상에서 정관을 수정해 불법적인 요소를 없애거나 상임위원회의 결의에 대해 회원들의 뜻을 물어 그에 따라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교총 대변인이 언론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한교총 대변인 변창배 목사는 이전에도 정관 변조 문제와 관련돼 논란이 있었던 인사다. (관련기사 : http://crossnews.kr/n_news/news/view.html?no=1136) 그런 그가 한교총 대변인을 맡고 있다. 한교총의 이전 대변인이었던 유관재 목사의 경우 회의 후 항상 브리핑과 질의 응답시간을 가지며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변 목사는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한교총이 앞으로도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며 이번과 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소통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상원 기자>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단독] 한교총 ‘제1회 정기총회’에서 불법 공동대표회장 인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