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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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신 유만석 총회장.jpg
 
교육부 인가 신학교도 없어 타 교단 신학교 인준 ‘정체성 모호’
바뀐 건 로고뿐, 무엇이 장로교다운 장로교인가?

예장백석대신(총회장 유만석 목사) 교단의 최근 행보를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며 백석 측을 떠났지만 정작 교단 이탈 후 초반부터 외형 키우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교단을 이탈한 군소 세력이 생존을 위해, 혹은 양적 성장을 위해 행하는 모습과 같기에 우려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백석대신 교단의 출범 전 모습과 현재를 비교하며 문제를 분석해봤다.

‘교단 통합’ 백석이 하면 나쁘고 우리가 하면 좋다?
백석대신 교단의 현 수뇌부 중에는 백석에 있을 당시 장종현 목사에게 향후 몇년 동안 타 교단과 통합을 하지 말자고 강력히 요구한 인사가 있다. 그동안 교단 통합을 한 결과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는 걸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교단과 통합을 하면 외형은 불릴 수 있지만 신학적 정체성에 대한 재정의 내지는 수정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파열음이 나온다.

위 문제가 해결되면 이제 이념적인 부분이 아닌 실제적인 문제가 나온다. 교단이 통합됐을 때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통합 전 교단 인사들끼리 계파를 형성해 대립하기 때문이다. 백석과 대신이 통합 후에도 백석 측과 대신 측으로 패가 갈려 정기총회 현장에서 대립했던 게 이를 증명한다.

이렇듯 비슷한 규모의 두 교단이 통합하면 몸집만 비대해지고 체질은 나빠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통합을 하는 이유는 한국기독교계에서 교단을 평가하는 기준이 ‘크기’이기 때문이다. 일단 교회 숫자가 많으면 교계 연합단체에서 소위 대형교단인 ‘가’군 대우를 받기에 외형을 키우는데 힘쓴다.

이렇듯 대형교단 행세를 하기 위해 교단 통합을 반복해 내부가 곪아가는 것을 체험한 백석대신 교단의 현 수뇌부 인사는 백석에 있을 때 장종현 목사에게 타 교단과의 통합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해당 인사는 이탈해 백석대신 교단을 세웠다. 하지만 이제 그가 타 교단과의 통합에 열을 내고 있다. 내부에서 내던 개혁 요구가 외부로 나온 후 정반대로 달라진 것이다.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니 비판의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탈 명분 스스로 버려 교단 창립 순수성 의문
이뿐만이 아니다. 백석대신 측 인사들은 지난 9월 평창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15개항이 통과된 것을 두고 비판의 날을 세운바 있다. 특히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환원하자 대신 측 인사들은 통합 정신을 어긴 것이라고 극렬히 비난하며 교단 분열의 명분 중 하나로 삼았다.

하지만 백석대신 교단은 지난 13일 실행위에서 교단 ‘명칭’과 ‘회기’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교단을 나오게 된 명분 중 하나를 스스로 버린 것이기에 교단 창립의 순수성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한 이들은 백석이 15개항을 통과시키며 목사의 정년을 75세로 늘린 것을 비판했지만, 나중에 자신들도 법을 바꿔 정년 70세에 공동의회 결의가 있을 경우 75세로 변경할 수 있게 해 사실상 정년을 75세로 늘렸다. 자신들이 비판한 것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교단 신학 정체성 가진 목회자 양성도 힘든 처지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다. 백석대신 교단은 교육부가 인가한 신학대학교가 없어 자신들이 추구하는 신학을 가진 후임 목회자도 양성하지 못하는 처지가 돼 결국 지방에 있는 고신 교단 신학교와 인준관계를 맺었다.

이는 고신 교단 신학교에서 공부한 이들이 앞으로 백석대신 교단에서 목회를 하게 되는 것이기에 교단의 신학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정체성을 가진 ‘신학’과 ‘목회’가 결합된 사역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다.

백석대신 초대 총회장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는 교단을 출범시킬 때 백석 측을 비판하며 자신들은 장로교다운 장로교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 어떤 측면에서 장로교다운 장로교라고 할 수 있는지 알기 힘들다.

총회를 슬림화한 것을 장점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작은 규모의 교단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직제를 축소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고, 또한 그것은 장로교의 정체성과 무관한 것이다.

개혁과 새로움을 추구하며 백석대신 교단을 세웠지만 의미심장한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고 새로워진 건 교단 로고뿐이다. 이는 교단 이탈 후 생겨난 군소 교단들이 밟는 전형적인 모습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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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신, 이러려고 백석에서 이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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