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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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이단’ 아닌 ‘정치적 희생양’으로 포장
‘애국 운동’은 모든 문제 덮을 수 있는 전가의 보도 아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홍계환 목사, 이하 이대위)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이단이라고 판정한 연구 보고서가 지난 6일 한기총 임원회에서 통과됐다.

 

그러자 전광훈 목사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자신이 이단으로 규정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를 한기총에 침투시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위 성명서가 나오자 전 목사의 지지자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소강석 목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 목사의 지지자는 기자에게도 전 목사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며 소 목사를 비판했다. 이에 기자가 “전 목사의 말처럼 소강석 목사가 개입됐다는 증거가 단 하나라도 있냐?”고 묻자 그는 “전광훈 목사가 한 말이니 사실이다. 애국운동을 하는 전광훈 목사의 말이 사실이 아니면 누구의 말이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전 목사의 말이면 검증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믿는 이들에게 더 이상 논리적으로 대화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였다.

 

이번 사태를 냉철하게 분석해보자. 문재인 정부가 소강석 목사를 한기총에 침투시켜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했다는 주장은 입증 근거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없다.

 

무엇보다도 전광훈 목사의 주장은 한기총의 태동과 성격을 알면 말이 안 되는 것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한기총은 설립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보 혹은 좌파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한기총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언론에서도 그동안 한기총을 향해 우파 보수 기독교를 대변해온 단체라고 기사화해왔을 정도로 색깔이 확실하다.

 

이렇게 보수 우파 색채가 강한 한기총에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인사를 꽂아 넣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의 경우 소강석 목사는 물론 그 어떤 인사도 한기총에 꽂아 넣을 영향력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전 목사의 말은 한기총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콧방귀도 뀌지 않을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전 목사는 왜 그런 뜬금없는 주장을 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게 추론이 가능하다. 자신이 뱉은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을 비롯해 “믿을 놈은요, 나의 독생자 OOO밖에 없어”, “나는 이미 메시아 나라의 왕입니다”라는 발언이 녹취 증거가 나오며 신학적 문제 제기에서 빠져나가기 힘들게 되자 유명 인사인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를 끌어들여 시선을 돌리면서 자신에 대한 ‘신학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논점을 이탈시키려는 것이다. 자신을 ‘신학적 이단’이 아닌 ‘정치적 희생양’으로 규정하기 위한 프레임 작업이다.

 

전광훈 목사가 자신에게 제기된 이단성 문제에 대해 해명할 것이 있다면 한기총 이대위에게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 된다. 그러나 전 목사는 한기총 이대위의 거듭된 소환 요청에 모두 응하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의 발언 중 문제가 된 부분은 ‘정치적’ 색깔은 전혀 없으며 오직 ‘신학적’ 문제만 있다. 그렇다면 ‘신학적’으로 반박하면 된다. 하지만 그는 신학적 반박은 하지 못한 채 엉뚱하게 한기총 회원도 아니고 한기총에서 활동하지도 않는 소강석 목사와 문재인 정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대해 전광훈 목사의 지지자들은 비판적 검증도 없이 전 목사의 말을 맹목적으로 신뢰해 소강석 목사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선동 정치의 대가였던 괴벨스는 “거리를 정복할 수 있다면 대중을 정복할 수 있다. 그리고 대중을 정복하는 자는 국가를 정복한다”고 했다. 거리의 대중을 정복한 전 목사가 그 막강한 힘으로 자신의 이단성 문제까지도 잘못된 선동을 통해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도 그는 위기 때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이를 희생양 삼고 정치적 색깔론으로 프레임을 잡아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이를 용납하면 안 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거리낌 없이 거짓을 말하며 ‘신학 문제’까지 ‘정치 문제’로 둔갑시켜 빠져나가려는 이에게 더 이상 대중이 ‘애국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며 사실과 상관없이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

 

‘애국 운동’은 모든 문제를 덮을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평가하고,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

 

특히 ‘신학 문제’의 경우 신학적 반박과 검증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전광훈 목사 측이 더 이상 논점을 이탈시키며 사실을 호도하지 말고 억울한 것이 있다면 신학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기총 이대위 보고서는 오는 15일 실행위에서 통과될 경우 확정돼 효력을 갖는다. 전 목사가 혹여 신학적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한기총과의 협의를 통해 실행위에 나와서라도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자신에게 제기된 이단 문제를 끝까지 정치적 색깔론으로 호도하려 한다면 그는 잘못된 선동술을 사용하는 종교적, 정치적 트릭스터로 평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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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문제’를 ‘정치 문제’로 호도하며 ‘이단’ 위기 벗어나려는 전광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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